
올해는 일본 서적과의 인연이 유별나다. 부제가 송동근 기자의 소소한 행복 찾기인 『일본 소도시 여행』을 온라인으로 구입했었다. 얼마후에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일본 왕복 항공권을 받게 되었다. 생에 첫 당첨이라는 것을 겪었다. 실제로 여행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항공권은 반가웠다. 여행 공간을 찍은 사진과 그곳에 대한 설명과 묘사를 보면서 닿을 수 없는 공간을 읽어내는 기분은 좋다. 그래서 가끔 여행 서적을 챙겨보게 된다. 일본 소도시와의 인연이었고, 그 다음은 일본 최대의 도시 도쿄를 배경으로한 여행서적과의 인연이다.
『도쿄 아트 산책(김고운, 박용준 지음-시공사)』은 도쿄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중심으로 꾸며진 일본 여행 서적이다. 책의 저자는 친구의 친구인데,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딱 한 번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 지난 달 마지막주에 몇몇 지인과 함께 친구를 만났었다. 그날 밤 친구가 꿈에 나왔다. 책의 저자인 친구의 친구까지 등장했다. 두 아가씨가 꿈에 등장했으니 악몽일 리는 없겠고,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었으니 유쾌한 꿈도 아니었다. 기억이 남아있지 않지만 판타스틱한 스릴러 같은 꿈, 그런 느낌만 남아있다. 그런데 친구의 친구가 책을 냈다는 소식을 들었다. 책의 발행일을 보니 꿈을 꾼 그날이거나 다음날인 것 같다. 놀라운 사실을 친구에게 얘기했더니 별 반응이 없다. 꿈은 역시 당사자에게만 꿈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이러한 이유로 책을 구입했다. 『도쿄 아트 산책』을 보면서 문득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영화 『카페 뤼미에르』가 떠올랐다.
『도쿄 아트 산책』은 도시를 꼼꼼하게 탐구한 듯하다. 영화 『카페 뤼미에르』의 주인공은 프리랜서 작가 요코다. 대만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활동한 음악가 장원예의 흔적을 따라 도쿄의 이곳저곳을 찾아다닌다. 도쿄를 사소한 공간으로, 그리고 도쿄를 익숙한 느낌으로 만들어준 영화다. 일본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도쿄를 배경으로한 추천 영화 되겠다. 요코처럼 책의 저자가 도쿄에 발로 지도를 그리며 이 책이 만들어진게 아닐까 상상해봤다.
책에서 소개되는 공간들은 처음 보는 곳들 뿐이지만, 내가 살고 있는 도시 서울에서 익숙해진 공간이기도 하다. 어차피 현대 도시 속의 문명은 비슷할지라도 다르게 보이게 만드는 목적으로 발전하는게 아닌가 싶다. 서울이나 도쿄나 거기서 거기일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 그런데 어느 공간이든지 발전하지만 전통은 사라지는 공간의 운명. 솔직히 다른 민족 나라의 전통을 하루 이틀 여행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행을 한다면 도시를 여행할 것이고, 그중에 한 곳이 도쿄다.
미술관, 박물관 아트 산책이라고 해서 약간 지루한 사진들로 채워진 것은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기대한 것처럼 책의 곳곳에 아기자기한 공간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이를테면 예쁜 서점들도 꽤 많이 등장하고 쇼핑샵도 빼놓지 않았다. 인형, 맥주, 담배, 인쇄, 악기, 캐논과 니콘 같은 유명 브랜드 카메라의 갤러리 같은 일상 품목에 대한 볼거리도 많다. 도쿄라는 도시에서 가볼만한 공간을 사진으로만 봐서는 아쉽기만 하다. 언젠가는 지정된 경로를 따라 도쿄를 산책하고 싶다.
친구의 친구인 이 책의 저자와 한 번 만났었지만 도움을 받았던 일이 있었다. 일본어를 잘한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짧은 번역을 부탁했었다. 도쿄를 산책할 정도였다니! 장문으로 부탁할걸 그랬다. 꿈에서 예시도 받았으니, 이렇게 『도쿄 아트 산책』을 구입하고 간단한 리뷰 쓰기, 쎔쎔으로 치면 되려나요. 그리고 항공권을 내게 안겨준 『일본 소도시 여행』 마찬가지. 도쿄에 여행가기 전에 도시를 누비는 프리랜서 작가 요코를 떠올리시길, 도쿄 아트 산책.
Recent Comments